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웃음에 대해 모순성의 이론을 주장했다. 긴장하고 잔뜩 기대했는데 별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때 웃음이 터진다는 것이다. 개그맨들의 정치풍자 코미디가 이 기법이다.

그런데 웃음치료를 하는 의료인들은 웃음의 순리성을 말한다. 웃음으로 치료를 하고, 건강이 좋아져 행복해진다는 당위론이다. 이를 위해 맞춤웃음으로 말한다.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는 웃음도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의료인들의 웃음연구기관인 한국웃음임상치료센터가 '웃음임상치료의 실제'(맑은생각)를 펴냈다.

서울대학교 병원 등 전국의 종합병원에서 웃음치료를 하는 의료인 15명이 쓴 이 책은 웃음치료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웃음치료의 개념 정의부터 신경계, 호흡기계, 심혈관계, 소화기계, 근육계, 내분비계, 면역계 등에 미치는 효과가 설명돼 있다.

웃음은 엔도르핀이나 엔파켈린 같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시키고, 우울증이나 고통을 감소시킨다. 또 짜증과 긴장을 완화시켜 몸을 편안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람마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다르기에 웃음도 달라야 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서서 일하는 사람, 앉아서 일하는 사람, 어린이, 노인 등은 각각 다른 웃음이 필요하다.

특히 심장병, 암, 당뇨, 천식, 심한 우울증을 앓는 사람과 수술환자에게 어떤 웃음은 자칫 해가 될 수 있다. 또 임플란트를 한 사람과 임산부도 웃음에 주의가 필요하다. 웃음은 사람을 진단하고 처방되어야 한다는 게 의료인웃음임상치료사들의 목소리다.

이 책에는 다양한 웃음임상경험이 소개돼 있다. 특히 각 분야별로 웃음치료 과정과 방법이 프로그램으로 정리돼 있다. 웃음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기법이 설명돼 있고,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웃음 프로그램도 있다. 심혈관계질환 예방을 위한 웃음프로그램,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벗어나는 EFT도 따라할 수 있다.

또 노인환자와 어린이 환자에게 웃음짓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암 병동과 내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등 각 분야에서 실시하는 웃음치료 전문 프로그램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해 행복을 전해주는 의사와 간호사에게 필독서이고 기본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업중인 의대생, 간호대생에게는 직업인으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책이 될 수 있다.

5만 명에 이르는 웃음강사들도 필히 읽으면 좀 더 깊숙한 웃음 강의와 웃음전파에 좋을 듯하다. 또한 웃음에 목마른 시민들과 학생들이 보면 셀프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표저자인 정해성 한국웃음임상치료센터 공동대표는 "웃음도 과학이다. 제대로 알고 웃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웃음을 찾으면 좋겠다. 이 책이 작은 안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